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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스타트업 리포트

[오픈업 리포트] 크립토퀀트 : 머신러닝 더한 블록체인 데이터 제공업체

크립토퀀트 주기영 대표가 서울핀테크랩에서 블록체인 데이터 제공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 블록체인 데이터 제공업체 '크립토퀀트', 머신러닝 통한 데이터 분석까지  

크립토퀀트는 2018년 9월 설립된 블록체인 데이터 제공업체다. 이 스타트업은 암호화폐 투자시장에 기관들이 잇따라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 주목했다. 암호화폐 헤지펀드 시장이 빠르게 규모를 키우면서 가치투자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데이터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실제 크립토펀드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10월 기준 전 세계 암호화폐 헤지펀드의 수는 355개이며, 총 운용자산은 21조5000억원에 달한다. 2022년에는 이 시장이 6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립토퀀트의 대표 서비스는 암호화폐 헤지펀드사에 블록체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이터팩'이다. 그간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마켓데이터에 의존해 투자하는 사례가 많았다. 가치투자를 하려면 재무 관련 데이터를 파악해야 하는데, 이 스타트업은 코인거래소와 채굴자의 암호화폐 보유량, 지갑 보유 수, 사용자 수, 입출금 내역, 거래 횟수 등의 데이터를 공개한다.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블록체인 데이터는 익명이고 파악이 어렵지만, 우리는 머신러닝 기법으로 암호화폐 지갑의 소유주를 추정할 수 있다"며 "머신러닝이 그간의 거래 이력을 확인해 지갑의 주인이 거래소인지, 개인 투자자인지, 자금세탁범인지를 추정하는데 10건 중 8건이 맞는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지갑 분류를 통해 데이터 분석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크립토퀀트의 고객은 미국의 대형 암호화폐 헤지펀드사 다섯 곳이다.  

이 스타트업은 개인 투자자를 위한 데이터 제공 서비스 '씨큐라이브'도 운영하고 있다. 씨큐라이브는 데이터를 분석해 현재 암호화폐 가격 변동의 원인을 찾아주는 서비스다. 

○ 코인 흐름 파악하는 '머신러닝' 차별점에도, 규제 불확실성 발목  

암호화폐 투자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손꼽히지만, '규제'라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미국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는 시장의 움직임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12월 뉴욕디지털투자그룹(NYDIG)의 비트코인 펀드 출시를 승인했지만, 비트와이즈의 비트코인 ETF 신청은 거절했다. 월셔피닉스 비트코인 ETF의 승인 여부는 오는 2월26일로 연기됐다. 크립토퀀트는 SEC의 승인이 결정되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오는 2월 초에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미 현지시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뛰어든 크립토퀀트의 경쟁업체는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피델리티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은 '코인메트릭스'(CoinMetrics)와 영국 자산운용사 엘우드에 투자받은 '토큰애널리스트'(TokenAnalyst)가 있다. 국내에는 '라이즈'가 블록체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주 대표는 크립토퀀트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머신러닝'을 꼽았다. 흔히 암호화폐 투자시장이 거래소와 고래(대규모 투자자), 채굴업자의 조작으로 움직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암호화폐가 이동하는 흐름은 머신러닝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주 대표는 "암호화폐 공개(ICO) 계좌, 거래소의 핫월렛과 콜드웰렛, 개인 투자자의 지갑 등에는 각기 다른 거래 패턴이 있다"며 "우리 기술은 그간의 거래 이력을 보고 몇 퍼센트의 확률로 누구의 지갑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카이스트 컴퓨터공학과 석사 학위를 보유한 정인교 리더는 2019년 5월부터 4개월간에 걸쳐 이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전 세계 주요 거래소 30곳의 지갑을 모두 밝혀낸 상태이다. 

○ 전문기술 인력 갖춘 젊은 기업...2020년 미국 진출과 영업 본격화  

주 대표는 병역특례제도를 통해 웹보안업체인 팬타시큐리티에서 3년간 신사업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했다. 이후 블록체인 솔루션사 아이콘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근무하고, 블록체인 학회 '플래닛B'를 만들어 탈중앙화를 연구했다. 이 학회에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확인하고, 크립토퀀트의 공동창업자인 장병국 전 아이콘루프 블록체인 캠퍼스 기획자를 만났다. 공동창업자와 처음으로 개발한 것은 암호화폐 고래들이 모여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 이 서비스는 2018년 12월 문을 열었지만 고래들이 지갑 인증을 꺼려 2019년 2월에 접었다. 이 같은 시행착오를 겪고 새로 내놓은 서비스가 데이터팩이다. 

이 스타트업은 주 대표와 장 공동창업자, 머신러닝 개발자 정 리더, 그리고 플루토 블록체인 학술 네트워크의 서비스를 기획한 임수진 리더 등 16명이 근무하고 있다. 법인 설립 이후 현재까지 1년4개월간 총 8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2020년에는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발품을 팔아 영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크립토퀀트는 월 구독모델로 고객사를 유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