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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스타트업 리포트

[오픈업 리포트] 레드폴카 : 주차 간편결제부터 데이터 통합 플랫폼까지

레드폴카 차원영 대표가 서울핀테크랩에서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 주차 간편결제부터 데이터 통합 플랫폼까지...강점은 '기술력'  

2015년 5월 설립된 레드폴카의 대표 키워드는 '주차'다. 주차장 운영사를 대상으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와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먼저 대표적인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는 '스마트패스'와 '제로파크'다. 2016년 1월에 론칭한 스마트패스는 고속도로 요금소의 하이패스처럼 사후 주차요금이 결제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또 지난해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제로파크는 서울시의 '제로페이' 전용 결제 앱으로 주차요금이 사전 정산된다. 올해 서울시 주차장 150곳을 대상으로 설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 스타트업은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로 2020년 회원 25만~30만명을 모집하고, 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차량 수와 주차공간 등 주차와 관련된 실시간 데이터를 축적해 주차장 운영사, 렌터카 업체, 카셰어링 업체, 출장세차 업체 등에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주차장 운영사에는 통합된 관리시스템을 공급하고, 주차 차량이 적은 시간과 공간에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지원한다. 렌터카 및 카셰어링 업체에는 수요가 높은 시간과 공간을 예측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공유하고, 출장세차 업체에는 회원의 주차시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차 데이터를 통해 연결할 수 있는 관련 서비스는 다양하다.   

레드폴카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가 데이터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연결고리는 '기술력'이다. 차량 번호판 인식 시스템(LPR)의 카메라 뒷면에는 요금정산시스템과 관리시스템이 따로 연결돼 있다. 이 시스템은 장비 제조사마다 다른 방식으로 개발돼 있다. 이로 인해 통합시스템을 만들려면 장비를 새로 개발해야 한다. 통합 장비를 개발하는 데는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주차장당 5000만~1억원의 비용이 든다. 레드폴카는 현존하는 모든 LPR 장비에 적용 가능한 통합 시스템을 경쟁사 대비 1% 미만의 비용으로 구축한다. 기존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시스템을 구성하는 시간도 30분으로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은 국내와 싱가포르, 미국, 중국에 특허로 등록돼 있다.    

레드폴카 차원영 대표는 "경쟁사들은 장비제조사나 주차장 운영사로부터 협조를 얻고 장비 자체를 자기 제품으로 교체해야 하는데, 이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작업"이라며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우리 기술은 지난 3년간 개발한 후 100여대의 장비에 테스트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LPR 장비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라며 "국내에서 사업을 안정화한 이후 중국에 진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 국내 1위 주차장 운영사 의뢰받아 개발..."통합 플랫폼화 가능한 유일 기술"  

이 기술은 2015년 5월 당시 국내 1위 주차장 운영사인 임파크로부터 의뢰를 받아 개발하기 시작했다. 상장사에서 최고재무관리자(CFO)와 회계법인의 기업금융 컨설팅 담당자로 지냈던 차 대표는 이전 직장의 최고기술경영자(CTO)에게 임파크의 의뢰 내용을 들었다. 사업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후 두 사람은 공동 창업했다. 그러나 임파크가 부도를 맞으면서 이미 개발한 주차 운영 시스템이 쓸모 없어졌다. 2016년에는 장비 통합에 대한 주차장 운영사의 수요가 높지 않았고, 로컬마다 관리자를 두고 있었다.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보다 간편결제인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서비스를 먼저 선보인 이유다. 이 스타트업은 2018~2019년 업체들의 통합 시스템 수요가 높아지는 것을 보고 다시 B2B로 서비스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와 협력해 제로파크 앱을 내놓은 것도 회원 수를 늘려 업체 대상의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다. 레드폴카는 올해 서울시 주차장 150곳 설치를 추진해 회원 수를 25만~3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레드폴카의 데이터 플랫폼과 유사한 서비스는 일본 파크24의 '토닉'이다. 이 서비스의 연간 매출액은 2조4000억원이며, 시장 점유율은 45%에 달한다. 주차장 운영권은 대개 공개입찰 방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업체 간 경쟁으로 수익이 적은 편이다. 주차 서비스를 통합 관리하면서 비용을 낮추지 않으면 운영이 어려운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닉은 통합 관리 시스템을 제공해 운영 비용을 낮춘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와 아이파킹이 비슷한 사업모델을 추구한다. 차 대표는 "주차장을 공유모델로 플랫폼화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기술이 우리의 기술"이라며 "다수의 주차장 운영사와 회원을 확보해 플랫폼을 구성하면 배달의민족 이상의 시장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렌터카, 차량정비, 출장세차 등의 분야에서 중소업체가 대형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마케팅 채널을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등 핀테크 기술을 주차장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성공한 선례 찾기 힘든 주차시장, 서비스 안착시킬 방안은   

"사업모델은 좋지만 잘 된 서비스가 없는데요."

차 대표가 투자자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주차 관련 시장에서 성공한 서비스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이 레드폴카의 발목을 여러 번 잡았다. 그는 "주차 관련 시장에서 안착한 서비스를 찾기 어렵다"며 "이로 인해 사업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가진 투자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레드폴카는 기술력과 주차장 데이터 통합 수요를 기반으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계획이다. 제로파크를 통해 회원의 주차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 데이터를 분석해 B2B 사업으로 연계한다는 것. 또 창업 당시와 달리 최근 대형 주차장 운영사들은 고객 편의와 업무 효율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다. 이에 발맞춰 주차장 데이터를 통합 운영하려는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유진투자증권 등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주차장 운영 시장은 1조4000억원, 주차요금 결제 시장은 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렌터카 시장은 17조6000억원, 카쉐어링 2250억원, 차량정비 8조3000억원, 출장세차 2700억원 등 전체 주차 관련 시장은 33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레드폴카의 2019년 매출액은 1억8400만원이다. 올해 매출액은 시장 수요 및 회원 수 증가에 따라 1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