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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스타트업 리포트

[오픈업 리포트] 8퍼센트 : 국내 첫 중금리 P2P 대출서비스..."자체 신용평가모형 개발"

8퍼센트 이효진 대표

○ 국내 첫 중금리 P2P 대출서비스..."강점은 기술력, 자체 신용평가모형 개발" 


8퍼센트는 2014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금리 P2P(개인 간 거래) 대출 서비스를 선보인 스타트업이다. 이 스타트업의 사명인 '8퍼센트'는 중금리를 상징하는 단어로, 국내 대출시장의 금리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P2P 대출은 자금이 필요한 대출자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를 모바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이다. 8퍼센트의 심사를 통과한 대출자는 필요한 자금을 빌릴 수 있고, 투자자는 투자 수익을 얻는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 금융기관과 달리 100% 온라인 플랫폼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대출 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또 기존 금융기관의 경우 자금이 머무는 기간이 발생하는데, P2P 대출은 직거래 형식으로 이로 인한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자본의 유통과정을 줄여서 대출자에게 비교적 유리한 금리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대표적인 P2P 금융업체로는 8퍼센트를 비롯해 테라펀딩, 어니스트펀드, 렌딧, 피플펀드 등이 있다. 8퍼센트는 이들 업체와의 차별점으로 '기술력'을 꼽았다. 15명의 기술 인력을 통해 특히 개인신용 대출의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는 것이다. 타 업체들의 경우 개인신용에 대한 데이터를 대형 신용평가사에 의존하고 있지만, 8퍼센트는 신용평가 모형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변수를 따져보고, 대출금을 갚을 확률을 예측한다. 

8퍼센트 이효진 대표는 "개인신용 대출의 경우 데이터와 IT 기술이 가장 많이 필요한 분야"라며 "기술회사인 8퍼센트는 늘어나는 개인신용 대출 고객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대출을 자동화하고 사용성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이 스타트업의 서비스 취급액은 매년 50% 이상 증가했다. 창업 이듬해인 2015년에는 100억 원, 2019년에는 980억 원을 각각 취급했다. 올해는 약 1500억~2000억 원 내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 매출액은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 은행 출신 대표·엑시트 경험한 CTO, 200억 투자 유치      

 

8퍼센트 서비스 성과 


이 대표는 8년간 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고객상담을 하면서 은행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을 만나왔다. 이러한 고객들을 보면서 기존 금융시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소할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그는 "은행을 그만두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미국과 영국에서 P2P 금융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후 'P2P 금융이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확신을 갖게 됐고, 결국 P2P 금융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그와 함께 8퍼센트를 운영하고 있는 인력은 총 41명이다. 이 중 개발 인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부대표인 이호성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업계 최장수 기술 인력으로 8퍼센트의 초기 멤버로 참여했다.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동영상·이미지 기술업체인 엔써즈를 KT에 매각한 이력을 갖고 있다. 

8퍼센트가 지금과 같이 성장하는 데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2015년 2월 베타서비스를 운영하던 시기에 자체 사이트가 유해사이트로 바뀐 일이 있었다. 금융감독원이 8퍼센트를 미등록 대부업자로 분류해 받게 된 조치였다. 지인들을 대상으로 누적 일곱 건의 거래를 했을 때였다. 

이 대표는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문을 닫을 위기 상황에 느낀 건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었다"며 "인연이 없던 오피니언 리더들과 언론이 우리 서비스를 많이 지지해줬고, 그때 서비스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감원과 논의 후 대부업 등록을 진행하고 다시 서비스를 오픈했다"며 "일련의 과정이 있고 한두 달 뒤, 은행들이 출자한 재단인 디캠프가 우리에게 첫 번째 투자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이 스타트업은 DSC인베스트먼트와 SBI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2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현재는 시리즈B 투자를 모집하고 있다. 

 

○ P2P금융법 시행 '호재'와 코로나발 대출 부실화 '악재'...올해 과제는? 


최근 P2P 금융시장은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가 혼재하는 모양새다. 오는 8월 이른바 'P2P금융법'이 시행되면 P2P 금융이 제도권 금융으로 정식 편입되는 호재가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사태로 P2P 대출 연체율이 급증하는 악재도 있다. P2P금융법 시행에 맞춰 본격적으로 열릴 개인 중금리 대출시장을 준비하면서도 대출 부실화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먼저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3일 P2P 대출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다며 P2P 대출에 대한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지난 3월18일 기준 P2P 금융업체를 통한 대출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15.8%로 지난해 말 11.4%보다 4.4%포인트 급증했다. 같은 기간 P2P 대출 잔액은 2조3362억 원으로 2017년 말 7532억 원에 비해 네 배가량 늘어났다. 대출 부실화는 코로나19 사태로 영세사업자 경기가 나빠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경기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이 같은 부실은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20년 아시아 역내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의 손실 규모가 2조 달러에서 4조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 세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3∼4.8%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P2P금융법으로 불리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의 시행은 P2P 금융시장에 호재다. 이 법안은 지난해 10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17년 7월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법안을 처음으로 발의한 후 2년여 만의 성과다. 법안에는 업체의 자기자본금을 5억 원 이상으로 높이고, 소비자 보호를 위해 투자금과 회사 운용자금을 법적으로 분리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 대표는 "P2P 법제화로 산업 성장의 초석이 마련됐고 여신기관투자, 자기자본투자, 개인투자 한도 확대와 투자 세율 인하가 시작될 것이기에 큰 폭의 질적 및 양적 성장의 기회를 목전에 둔 시점"이라며 "우리는 대한민국 1호 중금리 P2P 금융사로 기술적 우위를 굳건하게 하고 법제화로 촉발된 시장 재편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8퍼센트는 연령, 지역, 서비스 이용 패턴 등을 고려해 110조 원 규모의 중신용 대출 잔액 중 적극적으로 공략 가능한 타깃시장을 66조 원으로 추산했다. 현재 이 66조 원 시장에서 금융업체 점유율은 1%가 채 되지 않아 진출할 영역이 광활하다는 입장이다. 이 스타트업은 올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 금융기관과의 제휴를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 토스, 뱅크샐러드, 핀크 등의 핀테크 업체뿐 아니라 농협 등의 금융기관과 제휴를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