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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스타트업 리포트

[오픈업 리포트] 벨레 : 크라우드펀딩서 이름 알린 '예쁜 스피커'...매출 신장율 100%

 

서울 성수동의 벨레 사무실에서 최종민 대표를 만났다.

○ 크라우드펀딩서 이름 알린 '예쁜 스피커'...매출 신장율 100%

벨레는 2017년 12월에 설립된 라이프스타일 스피커 전문 스타트업이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대만,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직접 개발한 가구형 스피커를 선보이면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연간 매출 신장률은 100%를 돌파했고, '예쁜 스피커'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스피커 제품을 외면했던 여성 고객까지 사로잡았다. 

벨레 최종민 대표는 "2017년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7300만 원 펀딩에 성공한 이후 2018년 한국의 와디즈에서 5500만 원을, 일본 마쿠아케에서 2억 원을, 대만 젝젝에서 8000만 원을 각각 유치했다"며 "매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새로운 세대의 스피커 제품을 공개한 덕분에 얼리어답터 소비자들과 음향업계 관계자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벨레는 크라우드펀딩에 이어 국내 이마트, 코스트코, 신세계백화점, 애플스토어와 일본 요도바시카메라, 츠타야, 아마존 등 대형 온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해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 성장·여성 고객 확대...변화 흐름에 탑승한 벨레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외부활동 자제와 인테리어 가구화, 여성 고객의 확대 덕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프리미엄 오디오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또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이 나오면서 오디오는 인테리어 가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에 발맞춰 여성 소비자의 수요도 증가했다.    

최 대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주목했다. 벨레는 스피커의 기능뿐 아니라 외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까맣고, 각지고, 투박한 모습의 기존 스피커와 달리 공간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오브제로 스피커를 제작했다. 주력 상품으로는 이른바 '예쁜 스피커'로 불리는 가구형 스피커 2.1세대와 스마트폰을 활용 가능한 2.2세대, 그리고 비교적 낮은 가격대의 2.3세대가 있다. 올해 출시된 2.3세대는 무게를 줄이고 컬러 구성을 다양화했다. 이 세 가지 모델의 스피커는 현재까지 총 1만5000대가 판매됐다.  

그는 "이제 소비자들은 기능성 제품보다는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원한다"며 "스피커를 사기 전에 '우리 집에 놓으면 어떨까'를 먼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트렌드는 10년 전 유럽에서부터 시작돼 가구형 스피커는 대부분은 유럽시장 중심으로 규모가 크고, 200만~300만 원 상당의 고가 제품들로 이뤄져 있다"며 "우리는 트렌드에 맞게 아시아시장에 적합한 소규모 가구형 스피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벨레의 고객은 여성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30~40대 여성의 비중이 높다. 통상 스피커 제품의 여성 고객 비중이 20%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 스타트업은 스피커의 기능에도 신경을 썼다. 제품 내부에 네 개의 스피커를 설치해 소리 반사를 일으키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넓은 공간에서 음악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갖을 수 있다. 또 블루투스 5.0으로 데이터 수신율과 호환성을 높이고, 무선 충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두 대의 스피커를 스테레오로 연결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 음향학 전공·야마하 근무한 '음향 전문가' 대표..."올해 3세대 모델로 100억 매출 달성" 

벨레 임직원들이 주력 스피커 제품을 앞에 두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최 대표는 대학에서 음향학을 전공하고, 글로벌 음향회사인 야마하에서 근무했다. 야마하의 기술서비스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9년간 일하다가 전자랜드 해외상품팀에서 제품 생산을 관리했다. 두 회사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나만의 제품을 갖고 싶다'는 마음을 키웠다. 이후 2017년 여름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1세대 콘셉트 제품을 공개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6만 달러 규모의 펀딩에 성공하고, 제품 개발을 위해 같은 해 12월 법인을 설립했다. 

벨레는 현재 상품개발자과 국내외 마케터, 영업관리자 등 13명의 전문 인력들로 구성돼 있다. 일본어와 영어,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들이 직접 각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이 스타트업은 올해 3세대 스피커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3세대 제품은 블루투스뿐 아니라 와이파이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고객은 이 모델을 통해 원하는 음향을 직접 선택하고, 와이파이로 전송하는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가 지니, 알렉사, 카카오 미니 등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와이파이로 연동해 사용할 수도 있게 된다. 또 와이파이의 큰 대역폭을 이용해 무손실 음원을 전송하면 낮은 음질 탓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꺼렸던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2018년 매출액은 17억 원, 2019년은 36억 원을 달성했다"며 "올해 3세대 모델이 출시되면 1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