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핀테크 스타트업 리포트

[오픈업 리포트] 언더핀 : 블록체인·AI 기반의 V커머스...사용자 기여도 따라 수익 배분

언더핀의 김태준 대표(오른쪽)와 김경호 부대표가 서울핀테크랩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블록체인·AI 기반의 V커머스 플랫폼...사용자 직접 커머스 기능 활용 

언더핀은 블록체인과 AI(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V-커머스 플랫폼 'FANZY(팬지)'를 운영하고 있다. 팬지는 크리에이터가 직접 영상에 커머스 기능을 붙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크리에이터는 판매할 상품을 게재하고, 시청자는 영상을 보면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거래 수익은 크리에이터와 상품 풀을 제공하는 업체가 나누는 방식이다. 팬지는 지난해 9월 웹사이트를 열고, 올해 1월 안드로이드와 iOS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출시했다. 현재까지 누적 회원 수는 9만명이다.   

언더핀의 김태준 대표는 HP에서 SI 컨설팅 업무를 하고, 선박금융회사 엔듀로마리타임에서 전략기획이사를 역임했다. 모 그룹사에서 신사업 실장을 하며 M&A를 추진하고 벤처캐피털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뜻이 맞는 지인들과 핀테크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스타트업을 설립했는데, 경험 부족으로 문을 닫았다. 2018년 5월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고 뛰어든 사업이 바로 팬지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주도하는 V-커머스 3.0 시대를 내다보고 사업을 시작했다. 방송제작자가 끌고가는 1.0 시대와 인플루언서가 이끄는 현재의 2.0 시대 다음은 일반 소비자가 주도하는 시장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3.0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첫 번째 방안으로 '인센티브 이코노미'를 추진하고 있다. 투명한 정보 공유가 가능한 블록체인과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을 정량화하는 인공지능으로 사용자에게 수익을 배분한다는 계획이다. 

 

○ AI 전문가 등 엔지니어 인력 갖춰...신기술 자체 개발 완료  

팬지는 쇼핑 API 제공자를 통해 상품 풀을 구성한다. 크리에이터는 이 상품 풀을 검색해 태그하는 방식으로 영상 하단에 커머스 기능을 적용한다. 본인이 제작한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 시청자는 영상을 통해 상품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즉시 상품 구매가 가능하다.   

언더핀은 채팅의 텍스트를 분석해 크리에이터의 영향력과 추종력을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했다. 데이터 공유와 수익 배분을 위한 블록체인 메인넷도 개발 완료했다. 향후에는 영상과 관련성이 높은 상품을 인공지능이 직접 태그하는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해당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술은 모두 자체 개발했다. 총 12명의 전체 인력 중 엔지니어 인력만 7명에 달한다. 특히 김경호 부대표(COO, CTO)는 한일 스타트업에서 인공지능 앱을 개발하고,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현한 인공지능 전문가다. 사물인터넷(IoT) 및 블록체인을 활용한 소프트뱅크의 사내 프로젝트를 설계하기도 했다. 언더핀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KIC실리콘밸리의 지원 기업과 서울시가 주관하는 서울핀테크랩의 입주 기업으로 선정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주관하는 '한국핀테크지원센터 리더스랩'에 뽑히기도 했다.

김 대표는 "중고나라 등 소비자가 주도하는 시장에는 사기가 많다"며 "정보를 수정할 수 없고 그대로 공유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불신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또한 "사용자들이 영상을 보면서 나눈 채팅 내용을 자연어 처리해 긍정 및 부정을 분류한다"며 "이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크리에이터의 영향력과 추종력을 수치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을 활용해 사용자들이 자기 재능을 표출하고 활동한 만큼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는 유튜브와 달리 우리는 작은 재능에도 이익을 준다"고 강조했다. 

 

○ 비대면 네트워킹 마케팅 나선다...올 MAU 400만·매출 24억 예상

언더핀 팀원 소개 

미디어와 커머스가 융합된 V-커머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광고 시장은 2015년 138억 달러에서 2016년 160억 달러, 2017년에는 190억 달러로 커졌다. 업계에서는 V-커머스 시장 규모가 이와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V-커머스는 온라인 쇼핑에 능숙하고 영상 콘텐츠에 친숙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새로운 쇼핑 채널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은 V-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대신, 영상으로 제품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V-커머스로 옮겨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언더핀에 긍정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이에 발맞춰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사, e커머스, 백화점, 홈쇼핑 등이 줄줄이 V-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거나 눈독을 들이는 것은 언더핀에 걸림돌이다. 기존 유통업체들은 모바일 쇼핑 시장이 성장하면서 영상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V-커머스를 새 마케팅 전략으로 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들 업체와의 차별점에 대해 "V-커머스를 표방하는 업체들은 상품을 팔기 위한 목적성이 강해서 재미가 없고 영상의 수가 매우 적다"며 "우리는 유튜브처럼 즐길 수 있는 영상을 추구한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는 일반 소비자가 서비스를 주도한다"며 "광고를 없애는 등 모든 편의를 소비자 위주로 맞췄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네트워크 마케팅을 통해 언더핀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네트워킹 마케팅을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이를 팬지 서비스와 연계한다는 것이다. 기존 네트워크 마케팅은 효과가 뛰어나지만, 신뢰도가 낮고 데이터가 불투명하다는 단점이 있다.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기여도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술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서비스의 성장은 가속화될 것"이라며 "신규 사용자가 가입할 때 추천인 코드를 입력하거나 본인이 속한 그룹에 영상을 소개하는 등의 네트워킹 마케팅에 보상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언더핀은 오는 7월 본격적으로 팬지 서비스에 커머스 기능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올해 월간 이용자 수(MAU)는 400만명, 상품 판매수수료를 기준으로 한 매출액은 24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싱가포르 금융업체와 함께 중국 진출도 추진 중이다.